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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이야기

건강문화지원팀
장애아동·청소년 숲속학교 ‘산아 친구하자’
작성일
2012-11-13 16:50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9월 15일에 첫 걸음을 내딛은 ‘장애아동?청소년 숲속학교 『산아 친구하자』’(이하 숲속학교)가 지난 11월 3일, 어느덧 네 번째 걸음을 진행하였습니다. 숲속학교는 지적/자폐성 아동 및 청소년의 체력단련과 대인관계능력향상을 지원하고, 숲해설가와 자연체험활동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기 위한 친환경 생태체험 프로그램입니다.

 
▲ 북한산 둘레길1코스를 걸으며
(9.15,1회기)
▲ 산과 나무 그리기
(10.6, 2회기)
▲ 낙엽으로 가을풍경 만들기
(10.20, 3회기)
 
 
‘북한산’이라는 친구
숲속학교에서 만나고 있는 친구는 ‘북한산’인데 어느새 가을옷으로 갈아입고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산이 변화한 만큼이나 아이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고, 걷기 싫어하여 자리에 앉아버리거나 울상을 짓던 아이들이 한껏 의젓한 모습으로 씩씩하게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함께 걷는 짝꿍 자원봉사 선생님과도 많이 친해져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산을 오릅니다. 먹이를 모으는 다람쥐와 청설모를 보면서 도토리도 줍고, 나무도 만지고, 이름 모를 열매의 냄새도 맡아보면서 아이들은 오감으로 산을 즐깁니다.
 
▲ 친구들의 의젓한 뒷모습


숲속학교 아이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성준(가명, 8세)이는 산을 가장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첫 산행부터 지친 기색 없이 다른 등산객들과 인사도 하고, 약수터에서 물도 한모금 마시며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손을 이끌었는데요. 이제는 산에서 내려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성준이에게 왜 내려가는게 싫은지 묻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어요” 라며 짝꿍 자원봉사자의 손을 이끌고 갑니다.
 
숲해설가 선생님과 함께 ‘자연’이랑 놀아요.
‘북한산’ 말고도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겼습니다. 바로 짝꿍 자원봉사 선생님과 허선행 숲해설가 선생님입니다. 허선행 선생님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예치료사로 일을 하면서 주말에 아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해주고 계십니다.
 
산을 오르는 동안 수정(가명, 11세)이는 이름 모를 검은 열매를 한아름 쥐고 있었습니다. 수정이가 숲해설가 선생님에게 검은 열매를 보여드리자 이 열매에 대한 설명을 시작합니다. “얘들아, 수정이 손에 있는 열매가 뭘까? 이 검은 열매는 산초열매라고 해. 너희들 추어탕 먹어봤니? 미꾸라지로 끓이는 탕 있잖아. 추어탕을 끓일 때 이 열매를 넣으면 비린내가 없어지고 아주 맛있어진단다”. 아이들과 짝꿍 자원봉사 선생님은 처음 보는 산초열매를 신기해하며 냄새를 맡아보기도 하고 입에 넣기도 하였는데 아기자기하고 예쁜 모습과는 다르게 쌉싸름한 냄새와 맛에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산초열매의 맛을 한방차, 한약, 인삼 등 여러 가지의 맛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지난 산행 때 만든 ‘가을이 담긴 만다라’가 남아있는지 보기 위해 북한산 형제봉 코스를 다시 올랐습니다. 아이들은 과연 만다라가 남아있을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며 기대반 걱정반으로 산을 올랐습니다. 여러 추측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만들었던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의 작품은 흔적만이 남아있었습니다. 비와 바람을 맞으며 사라진 가을만다라에 성준이는 한숨을 쉬며 남은 잔해들로 다시 만들려고 하였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열심히 만든 만다라가 흔적만 남은 것을 매우 아쉬워하였습니다. 숲해설가 선생님은 “얘들아, 아쉽지만 산에게 재료를 빌려서 만들었으니, 다시 산에게 돌려주는 게 맞겠지?” 라고 위로하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역작(?)이 사라진 건 아쉽지만 산의 자연스러운 변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 지난회기 ‘가을이 담긴 만다라’ ▲ 흔적만 남은 ‘가을이 담긴 만다라’
 

허선행 숲해설가 선생님은 이렇게 숲속학교에서 아이들과 산이 보여주는 많은 것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놀이를 통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합니다. 산과 나무 그리기, 산이 보여준 것에 대해 이야기나누기, 가을이 남긴 만다라 만들기……. 플라스틱 장난감과 TV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에게 ‘자연’이라는 새로운 장난감이 생겼습니다.
 
나의 소망은 ○○○입니다.
목표지점에 도착한 아이들은 짝꿍 자원봉사 선생님과 함께 ‘나의 소망 돌 만들기’를 하였습니다. 짝꿍 자원봉사 선생님과 함께 마음에 드는 주먹크기만한 돌을 찾아서 자신의 이름과 소망을 적었습니다. 축구선수, 체조선수, 제빵사와 같은 장래희망을 써 넣은 아이부터, 꽃, TV, 사람(?)이 되고 싶다는 아이까지 다양한 자신의 소망들을 정성스레 써 넣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망이 담긴 돌들을 이용하여 ‘우리의 소망 탑 만들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록 탑을 쌓는 도중 쓰러지기도 하고 자신의 소원을 너도나도 맨 위에 쌓겠다고 옥신각신하기도 하였지만, 모두 서로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탑을 완성하였습니다. 비록 작지만 한 아름 뭉친 소망 탑을 보며 우리의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조심스레 바래봅니다.


  
▲ 나의 소망 돌 만들기와 소망 탑 쌓기 (11.3 4회기)



다섯 번 째 숲속학교는 11월 17일에 진행됩니다. 다음 산행에는 본격적인 등산코스로 더욱 활기차게 ‘북한산’을 만날 예정입니다. 다음에는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많이 기대해주세요!
 
 
글/사진 사회통합팀 사회복지사 임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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